
워런 버핏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단연 ‘가치 투자’입니다. 오랜 시간 한 회사를 지켜보고, 시장의 변동성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의 철학은 전 세계 투자자들의 교과서가 되어왔죠. 그런데 최근 그는 17년 동안 보유해 온 중국 전기차 기업 비야디(BYD) 지분을 모두 매각했습니다. 반면 미국 화학기업 옥시켐(OxyChem)을 약 13조 원에 인수하며 새로운 한 수를 뒀어요. 왜 이런 결정을 내린 걸까요?
BYD, 17년 장기투자의 끝
버핏은 2008년, 찰리 멍거의 권유로 BYD의 지분 약 10%를 2억 3천만 달러에 매입했습니다. 당시 BYD는 지금처럼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전이었고, 버핏은 단순히 ‘전기차 기업’이 아니라 ‘미래 이동 수단 산업’이라는 사업 자체에 투자했죠. 이후 BYD의 주가는 4,500% 이상 폭등하며 버크셔 해서웨이의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꼽히게 됩니다.
하지만 2022년부터 그는 서서히 지분을 줄였고, 2025년 1분기에는 완전히 매각을 마쳤습니다. 무려 17년간의 동행을 끝낸 것입니다. 그 이유는 명확히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몇 가지 분석이 나왔습니다. 첫째, 지정학적 리스크입니다. 버핏은 과거 TSMC 지분을 팔 때도 “중국과 대만의 긴장 관계가 투자 리스크로 작용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둘째, 중국 전기차 시장의 경쟁 과열입니다. 테슬라, 샤오미 등 신흥 세력이 등장하면서 BYD의 수익성이 줄고, 저가형 모델 위주의 판매 구조가 한계에 부딪히고 있기 때문입니다.
비야디 주가, 왜 흔들렸나
버핏의 매도는 단순한 거래를 넘어 시장에 심리적 충격을 줬습니다. “버핏이 떠난다면 뭔가 이유가 있겠지”라는 인식이 퍼지며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의 매도세를 자극했죠. 실제로 그의 매각 소식이 전해진 직후, 홍콩 증시에서 BYD 주가는 하루 만에 3.6% 하락했습니다.
| 2024년 주요 전기차 브랜드 판매량 | 판매 대수(대) |
|---|---|
| BYD | 1,200,000 |
| Tesla | 625,600 |
| BMW | 212,300 |
| Wuling | 179,700 |
| Volkswagen | 157,200 |
이처럼 BYD는 여전히 판매량 기준 1위지만, 수익성은 빠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시장의 성장보다 경쟁이 더 치열해진 탓이죠. 버핏 입장에서는 이미 충분한 수익을 실현했고, 리스크를 감수할 이유가 줄어든 셈입니다.
“좋은 회사라도 영원한 투자는 없다”
버핏은 CNBC 인터뷰에서 “BYD는 훌륭한 회사지만, 그 돈으로 더 만족스러운 투자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말은 간단하지만, 원칙이 담겨 있습니다.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리스크가 커지면 미련 없이 매도한다는 것이죠. ‘좋은 기업을 싸게 사고, 장기간 보유하되, 매도 시점은 냉정하게 판단하라’는 그의 투자 원칙이 다시 한번 드러난 대목입니다.
버핏의 새로운 베팅, 옥시켐 인수
BYD 매각 이후 버크셔 해서웨이는 뜻밖의 선택을 합니다. 바로 옥시덴털(Occidental)의 자회사 옥시켐(OxyChem)을 97억 달러(한화 약 13조 6천억 원)에 인수한 것이죠. 많은 이들이 “왜 하필 화학 회사인가?”라고 의아해했지만, 버핏의 계산법은 단순했습니다.
옥시켐은 석유회사가 아니라 생활 속 필수 화학제품을 만드는 기업입니다. 정수장에 쓰이는 염소, 배터리 재활용용 가성소다, 건설용 PVC 등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거의 모든 곳에 이들의 제품이 들어갑니다. 즉, 유가에 휘둘리지 않는 안정적 현금창출 기업(Cash Cow)이라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 항목 | 내용 |
|---|---|
| 인수가격 | 97억 달러 (약 13조 6천억 원) |
| 2025년 상반기 매출 | 24억 달러 |
| 분기 세전이익 | 2억 달러 |
| EBITDA 배수 | 약 7~8배 수준 (저평가 구간) |
옥시덴털의 속사정, 빚 때문에 팔았다
옥시덴털은 2019년 아나다르코 인수, 2023년 크라운록 인수 등으로 부채가 크게 늘었습니다. 이번 매각 대금 중 65억 달러는 부채 상환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혔죠. 고금리 시대에 이자비용을 줄이는 것은 곧 회사의 생존과 직결되기 때문에, 전략적 매각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너무 싸게 판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왔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버크셔의 이번 인수가 전체 현금 보유액의 2~3% 수준에 불과하다는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징성은 큽니다. 버핏의 후계자로 알려진 그렉 에이블이 실질적으로 처음 주도한 대형 거래였기 때문이죠. 즉, 이번 인수는 단순한 투자라기보다 미래 경영 스타일의 신호탄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버핏의 진짜 메시지
이번 일련의 결정은 버핏이 투자 철학을 바꾼 게 아니라, 더 단단하게 업그레이드했다는 신호로 보입니다. 성장성이 둔화한 기업을 정리하고, 경기 변동과 무관하게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확보할 수 있는 산업으로 옮긴 거죠. 이는 단기 차익보다 장기적 자본 효율성을 중시하는 그의 철학과 일맥상통합니다.
결국 버핏은 이렇게 말하고 있는 듯합니다. “좋은 기업은 많지만, 모든 기업이 영원히 좋을 수는 없다. 투자란 끊임없이 ‘현금흐름을 재설계’하는 과정이다.”
정리하자면
| 구분 | BYD | OxyChem |
|---|---|---|
| 산업 분야 | 전기차 / 배터리 | 기초 화학 / 생활소재 |
| 투자 시점 | 2008년 | 2025년 |
| 투자 이유 | 전기차 산업 성장성 | 안정적 현금흐름 확보 |
| 결정 요인 | 지정학 리스크, 경쟁 심화 | 저평가 자산, 안정 수익성 |
| 결과 | 수익 실현, 시장 불안 촉발 | 새로운 성장 기반 확보 |
저 역시 출근길 마을버스 바닥에서 BYD 로고를 보고 ‘참 성장했구나’ 생각했지만, 버핏은 다른 시각으로 시장을 봤습니다. 그는 ‘생활 속 체감’이 아니라 ‘미래의 수익 구조’를 보고 움직이는 사람이었어요. 버핏의 이번 선택은 단순한 매도와 인수가 아니라, 투자 철학의 본질을 되새기게 하는 사건입니다.
앞으로도 시장은 요동칠 겁니다. 하지만 워런 버핏의 행보는 분명 하나의 방향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로 “성장은 감성으로, 투자는 냉정함으로 판단하라”는 메시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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