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압기 관련주, HD현대일렉트릭·산일전기 주가 왜이래?

최근 주식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변압기 관련주입니다. 데이터센터, AI 산업 성장과 맞물려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변압기 기업들이 수혜를 받고 있는데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같은 변압기 기업인데 HD현대일렉트릭은 하락하고, 산일전기는 상승하는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어요. 왜 이런 차이가 나타나는 걸까요? 이번 글에서는 변압기 관련주의 주가 흐름과 그 배경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풀어보겠습니다.

변압기가 왜 중요한가?

우선 변압기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야 해요. 변압기는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각 가정이나 산업시설까지 안전하게 전달하기 위해 전압을 올리거나 내리는 장치입니다. 특히 AI 시대에는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데, 이 데이터센터들이 엄청난 전기를 필요로 합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2년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세계 전력 수요의 2%였는데, 2026년에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에요. 당연히 변압기 수요도 함께 늘어나고 있습니다.

HD현대일렉트릭, 초고압 변압기의 강자

HD현대일렉트릭은 국내 대표적인 전력기기 기업으로, 특히 초고압 변압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고 있습니다. 2025년 1분기 매출은 1조 147억원, 영업이익은 2,182억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했어요. 영업이익률도 21.5%에 달했는데, 이는 제조업 평균을 훨씬 웃도는 수치입니다. 이미 수주잔고만 2027년까지 꽉 차 있을 정도로 시장 수요는 탄탄합니다.

하지만 최근 주가가 하락한 이유는 단기적인 실적 우려 때문입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법인의 매출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향후 분기 실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시장에 반영됐어요. 여기에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파생상품 50% 관세가 발표되면서 초고압 변압기를 주력으로 하는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LS일렉트릭 같은 기업들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게 됐습니다.

산일전기, 소형 변압기로 반사이익

반면 산일전기는 소형 변압기와 배전 변압기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이에요. 이번 미국 관세 확대 품목에는 초고압 변압기는 포함됐지만 소형 변압기와 배전 변압기는 제외됐습니다. 덕분에 산일전기는 직접적인 악재에서 벗어나 오히려 상대적인 강점을 드러냈습니다.

게다가 산일전기는 단순히 관세 이슈에서 자유로울 뿐 아니라, 데이터센터·에너지저장장치(ESS) 분야에서도 모멘텀을 갖고 있어요. ESS는 태양광, 풍력 같은 신재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활용하는 장치인데, 여기에도 변압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런 새로운 시장이 성장하면서 산일전기 주가는 하락장 속에서도 빨간불을 켜며 반등에 성공했습니다.

변압기 관련주별 상황 정리

장기 전망은 여전히 밝다

단기적으로는 미국 관세 같은 외부 충격이 주가를 흔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전력 인프라 투자는 반드시 필요한 분야예요. 특히 AI,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확대 같은 산업 흐름은 전력 수요를 끊임없이 늘릴 수밖에 없고, 변압기는 그 과정에서 필수적인 장비입니다.

증권사들도 여전히 변압기 기업들의 장기적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예를 들어 하나증권은 HD현대일렉트릭 목표주가를 50만원, NH투자증권은 57만원으로 상향했습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조정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접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투자자에게 필요한 관점

지금 변압기 관련주는 크게 두 가지 갈림길에 있습니다. 초고압 변압기를 만드는 대형 기업들은 단기 관세 충격으로 흔들리고 있지만, 장기 수요는 확실히 존재합니다. 반면 소형 변압기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더 유리한 위치에 있고, 신재생에너지 및 데이터센터 수요까지 잡을 수 있습니다.

만약 개별 종목에 투자하기 부담스럽다면, 관련 기업들을 묶어 담은 전력투자설비 ETF를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에요. 이런 ETF는 변압기, 전력기기 대표 종목들을 포함하고 있어 개별 기업 리스크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정리하며

HD현대일렉트릭과 산일전기의 주가가 반대 흐름을 보이는 이유는 바로 미국 관세 정책과 제품 포트폴리오 차이 때문입니다. 하지만 큰 그림에서 보면 두 기업 모두 전력 수요 확대라는 장기적 흐름 속에 있습니다. 단기 조정에 흔들리기보다는, 어떤 기업이 향후 산업 변화 속에서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를 살펴보는 게 현명한 투자자의 태도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