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주식 얘기만 나오면 SK하이닉스가 빠지지 않아요. 반도체 대장주 자리를 사실상 차지했고, 1년 새 주가가 몇 배나 오르다 보니 “지금이라도 타야 하나, 너무 늦은 건 아닐까” 하는 고민이 커졌습니다. 이 글에서는 왜 이렇게까지 오른 건지, 급등 뒤 조정은 왜 나왔는지, 앞으로 어떤 점을 체크해야 할지까지 한 번에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SK하이닉스, 왜 삼성 제치고 ‘대장주’ 소리 듣나
먼저 주가를 끌어올린 근본적인 힘은 실적과 HBM 경쟁력입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분기 실적에서 매출 20조 원대 중반, 영업이익 10조 원이 넘는 숫자를 찍었습니다. 제조업에서 영업이익률이 40% 중후반까지 올라갔다는 건, 팔리는 제품의 단가와 수익성이 그만큼 미쳤다는 의미에요.
핵심은 인공지능(AI) 서버에 들어가는 HBM(고대역폭 메모리)입니다. 일반 D램보다 비싸고, 개발 난이도도 높지만 그만큼 많이 팔리면 어마어마한 이익이 남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 HBM 시장을 사실상 선점했고, 엔비디아 같은 AI 칩 회사의 핵심 공급사로 자리 잡으면서 ‘AI 메모리 1등주’ 이미지를 굳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예전에는 삼성전자 시가총액의 절반에도 못 미치던 회사가, 이제는 70%를 훌쩍 넘는 수준까지 따라붙었습니다. “반도체는 삼성”이던 시절에서 “AI 메모리는 하이닉스”라는 구도가 만들어진 거죠.
62만 → 단기 급락… 갑자기 왜 이렇게 흔들렸나
그런데 최근 차트를 보면 웃으면서 보기만은 어렵습니다.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20만 원대 중반에 머물던 주가가 어느새 60만 원대 초반까지 달려갔고, 일부에선 “70만 가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시가총액 2위 대형주가 두 달 만에 주가가 거의 두 배가 된 셈이니, 이 자체가 이례적인 상황이었어요.
이렇게 급등한 뒤 최근에는 이틀 새 5만~6만 원이 순식간에 빠지는 등 큰 폭의 조정이 나왔습니다. 실적이 나빠서라기보다는, 수급과 심리가 동시에 흔들린 결과에 가깝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외국인 수급입니다. 외국인은 10월 말~11월 초 구간에만 수조 원 단위로 SK하이닉스를 순매도했고, 그 물량을 개인이 그대로 받아내는 그림이 나왔어요. 외국인은 상대적으로 덜 오른 삼성전자를 순매수하면서, 단기 급등한 하이닉스에서 차익 실현을 하는 모양새였습니다.
여기에 코스피 전체 급락, 변동성 확대가 겹치면서 “고점 아닌가?” 하는 불안이 커졌고, 단기 과열 해소성 조정이 한 번 세게 나온 셈입니다.
비싸다 vs 아직도 싸다, 밸류에이션 논쟁
지금 가장 헷갈리는 지점은 이거예요. “이 정도면 비싼 거 아닌가?”와 “아직도 싸다”는 두 의견이 정면으로 부딪칩니다. 숫자로 보면 둘 다 일리가 있습니다.
먼저 ‘비싸다’ 쪽 논리는 이렇습니다. 최근 몇 달 사이 주가가 100% 넘게 오르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과거 사이클 고점에 근접했습니다. 외국인이 차익 실현을 하는 것도 이 ‘밸류에이션 부담’을 의식한 움직임으로 볼 수 있어요. 단기 흐름만 놓고 보면 “너무 빨리, 너무 많이 오른 것 아니냐”는 경계가 당연히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아직도 싸다’는 쪽은 PER(주가수익비율) 기준을 더 강조합니다. 지금의 이익은 시작일 뿐이고, HBM4·HBM5로 이어지는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진다면, 앞으로 벌 이익을 기준으로 보면 지금 가격도 “프리미엄이 과하지 않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일부 증권사는 70만 원, 80만 원을 넘어 100만 원까지 목표주가를 제시하기도 했어요.
정리하면, 과거 기준으로 보면 비싸고, 미래 기대까지 넣으면 싸다는 구조입니다. 결국 어느 쪽 숫자를 더 신뢰하느냐, AI 슈퍼사이클이 얼마나 오래 갈 것 같으냐가 각자 투자 판단을 갈라놓게 됩니다.
이 논쟁을 조금 더 쉽게 보기 위해, 상승 요인과 부담 요인을 한 번에 표로 정리해봤습니다.
| 구분 | 주요 포인트 |
|---|---|
| 상승 요인 | HBM 선도, 엔비디아 핵심 공급사, 기록적인 영업이익, AI 서버 투자 확대, 2027년까지 이어질 공급 제약 전망 |
| 부담 요인 | 단기간 주가 2~3배 급등, PBR 역사적 고점권, 외국인 차익 실현, 삼성전자의 HBM 추격, 중국 공장 규제 리스크 |
표만 보면 “좋은데 비싸다”는 말이 왜 동시에 나오는지 감이 오실 거예요. 그래서 더더욱, 한 방에 올인하기보다는 단계별로 접근하는 전략이 중요해집니다.
홍콩 2배 레버리지 ETF까지… 누구에게 맞는 선택일까
상승장이 길어지면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게 레버리지 상품입니다. 최근에는 홍콩 증시에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2배 레버리지 ETF도 상장됐습니다. 코드 하나만 사면, 하이닉스가 1% 오를 때 이론상 2% 움직이는 구조인 거죠.
이 상품은 CSOP라는 운용사가 만들었고, 기초 통화는 달러(USD), 거래 통화는 홍콩달러(HKD)입니다. 한국 증권사에서 해외 ETF 거래가 가능하다면 대부분 매매가 가능하고, 운용보수·총보수도 일반 ETF보다 높은 편입니다. 구조 자체가 매일 지수를 2배 따라가도록 설계돼 있어서, 장기 보유 시에는 복리 효과 때문에 실제 수익률이 지수의 정확한 2배와는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꼭 알고 있어야 합니다.
직접 주식 매수와 레버리지 ETF를 간단히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방식 | 장점 | 주의점 |
|---|---|---|
| 직접 주식 매수 | 구조가 단순하고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낮음, 장기 보유에 적합 | 수익률이 레버리지보다 느리게 느껴질 수 있음 |
| 2배 레버리지 ETF | 단기 방향을 잘 맞추면 수익을 크게 확대 가능 | 하락 시 손실도 2배, 장기 보유 시 복리 효과로 성과 왜곡, 변동장에서는 지수보다 성과가 떨어질 수 있음 |
결국 이 상품은 “짧게, 방향성이 뚜렷하다고 믿는 구간”에서만 소액으로 활용하는 게 현실적인 선택입니다. 그마저도 기본 전제는, 내 계좌에서 잃어도 생계에 영향 없는 돈으로만 다뤄야 한다는 점입니다.
지금 SK하이닉스, 어떻게 대응할까
그렇다면 개인 투자자는 지금 무엇을 기준으로 판단하면 좋을까요. 저는 몇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내 투자 기간은 얼마인가입니다. 1~2년 이상을 보고 AI 메모리 사이클에 베팅하는 것인지, 아니면 몇 달 안에 수익을 내고 싶은 단기 매매인지에 따라 전략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장기라면 굳이 지금 가격이 “완벽한 저점”일 필요까지는 없지만, 단기라면 변동성에 휘둘릴 가능성을 감수해야 합니다.
둘째, 포트폴리오 안에서 비중을 얼마나 줄 것인가입니다. 이미 계좌의 상당 부분이 하이닉스나 AI 관련주에 몰려 있다면, 추가 매수보다는 오히려 분산을 고민할 타이밍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반도체 비중이 거의 없다면 분할 매수로 천천히 들어가는 것도 방법입니다. 중요한 건 한 번에 많이 사지 않는 것입니다.
셋째, ‘리스크 시나리오’를 미리 그려봤는가입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HBM4가 빠르게 따라잡아 점유율 경쟁이 심해질 수 있고, 미중 갈등이 심해지면 중국에 있는 생산 거점의 업그레이드가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런 악재가 터졌을 때 어느 정도 하락까지는 견딜지, 어디에서 손절 또는 비중 축소를 할지 미리 생각해두면 실제 상황이 왔을 때 훨씬 덜 흔들리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놓치면 안 될 종목”이라는 불안도 경계해야 합니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뒤에는 주변에서 수익 인증이 쏟아지고, 나만 뒤처진 것 같은 기분이 들기 쉽습니다. 하지만 이런 심리가 극대화될수록, 오히려 변곡점일 가능성도 커집니다. 내 돈으로 하는 투자라는 점을 다시 떠올리고, 남의 수익이 아니라 내 계획을 기준으로 움직이는 게 결국 가장 큰 리스크 관리입니다.
정리하자면, 지금의 SK하이닉스는 분명 AI 메모리 슈퍼사이클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기업입니다. 다만 주가는 이미 그 기대를 상당 부분 선반영한 상태이고, 단기 과열 구간이라는 신호도 분명히 보이고 있습니다. 상승 구간을 무조건 부정할 필요도, “지금이라도 안 사면 끝”이라고 조급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자신의 투자 기간과 감내 가능한 변동성, 포트폴리오 전체를 함께 놓고 천천히 판단하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가장 현실적인 접근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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