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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버블이라는데, 지금 들어가도 될까?

요즘 주식시장 보면 한 가지 질문으로 다 묶입니다. “이게 AI 버블이냐, 아니냐”. 반도체 슈퍼사이클이라는 말은 매일 들리는데, 코스피도 고점 근처에서 흔들리고, 미국 빅테크도 조정과 신고가를 오가다 보니 더 헷갈려요. 그래서 오늘은 지금 AI 시장이 어떤 단계에 와 있는지, 왜 버블 논쟁이 계속되는지, 개인 투자자가 어떤 태도를 취하면 좋을지 차근차근 정리해보려 합니다.

목차

AI 버블을 둘러싼 세 가지 시선

먼저 시장을 보는 시선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뉩니다. “아직 버블 아니다”, “아직은 괜찮지만 긴장해야 한다”, “이미 버블이다” 세 부류죠. 말로만 설명하면 헷갈리니 표로 한 번 정리해보겠습니다.

관점핵심 생각키워드
버블 아니다AI·반도체 사이클은 이제 막 초입, 실적이 기대보다 빨리 올라오는 구간초입, 슈퍼사이클, 실적 상향
아직은 괜찮다과열 기미는 보이지만 빅테크의 투자여력과 실적이 뒷받침되는 구간FCF, 견조한 실적, 경계
이미 버블너무 많은 돈이 같은 섹터로 몰렸고, 채권 발행·과잉투자가 쌓이고 있다는 시각유동성, 과잉투자, 벤더 파이낸싱

세 시선이 동시에 존재하기 때문에 같은 차트를 보고도 누구는 “기회”라고 말하고, 누구는 “폭탄 돌리기”라고 말해요. 논쟁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 자체가 지금이 애매한 과도기라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번 반도체 사이클이 다른 이유

그래도 이전과 분명히 달라진 점이 있습니다. 이번 사이클은 소비자 대신 기업이 돈을 쓰는 구조라는 점입니다. 예전 PC·스마트폰 사이클은 B2C, 즉 개인 지갑 상태에 크게 좌우됐어요. 반면 지금 메모리 반도체의 전방 수요를 보면 AI·클라우드 서버 비중이 가장 크고, 스마트폰·PC는 그 뒤를 따르는 구조입니다.

공급 측도 특이합니다. 메모리 공급은 사실상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세 곳이 대부분을 담당합니다. 여기에 AI 서버뿐 아니라 일정 나이가 된 일반 서버 교체 수요까지 겹치면서, DDR5 같은 고대역 메모리 가격이 짧은 기간에 급등했고, 일부 업체는 공급 계약을 잠시 멈추기까지 했죠. 이건 단순한 기대감이 아니라 실제 수급 변화가 가격에 반영된 사례에 가깝습니다.

원래 반도체 업황은 대략 4년 주기로 움직인다고 많이들 말해요. 그런데 이번에는 2025년 정도에서 끝나는 그림이 아니라, 2026~2027년까지 길게 보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AI 모델 경쟁과 데이터센터 투자 경쟁이 경기 사이클보다 더 크게 시장을 끌고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버블’이란 말이 나오는 이유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이렇게 버블을 걱정할까요. 가장 큰 이유는 유동성, 즉 돈의 방향입니다. 전 세계에 풀린 자금이 한동안 2차전지에 쏠렸다가 지금은 AI·반도체로 옮겨 왔습니다. “돈이 몰리는 곳에 주도주가 생긴다”는 말은 맞지만, 동시에 “돈이 빠질 때 충격도 크다”는 말도 맞죠.

또 하나는 투자 방식입니다. 빅테크들은 지금 데이터센터와 AI 인프라에 막대한 CAPEX(설비 투자)를 쓰고 있습니다. 많은 경우 이 돈은 자체적으로 벌어들인 잉여현금흐름으로 충당되고 있지만, 동시에 대규모 채권 발행도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일부에서는 이를 과거 닷컴 버블 때 유행했던 ‘벤더 파이낸싱’과 겹쳐 봅니다. 공급업체가 고객사에 돈을 빌려주고, 그 돈으로 다시 자사 제품을 사게 만드는 식의 구조 말이죠.

여기에 AI가 노동을 대체하면서 대량 실업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겹쳐 있습니다. 실제로 여러 글로벌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그 이유를 노골적으로 “AI 효율화”와 엮는 경우도 있죠. AI가 만들어내는 생산성이 결국 사람을 자르면서만 증명된다면, 경제 전체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비관론이 여기서 나옵니다.

숫자가 말해주는 현실: 지금은 어떤 구간인가

그래서 중요한 질문은 이겁니다. “지금은 스토리가 실적을 끌고 가는 단계인가, 실적이 스토리를 밀어 올리는 단계인가”. 예를 들어 메모리 대표 기업들의 내년 이익 전망을 보면 올해 들어 계속 상향 조정되고 있습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특정 기업의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가 50조원 미만이었는데, 지금은 시장 평균이 70조원대 후반, 공격적인 리포트는 80조~90조원 가까이까지 보고 있죠.

즉, 주가가 빨리 오른 것은 맞지만, 일부 구간에서는 실적 상향 속도가 주가 상승 속도보다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구간에서는 “버블”이라는 단어만으로는 설명이 잘 안 됩니다. 비싼 건 맞는데, 비싸질 만한 이유도 동시에 커지고 있는 그림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미국 증시를 봐도 비슷합니다. 주요 지수 여러 개가 동시에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구간은 보통 경기와 기업 실적이 함께 받쳐줄 때 나옵니다. AI 관련 몇 종목만 튀는 장세라면 걱정이 더 크겠지만, 지금은 시장 전체 실적도 괜찮은 편이라 “건강한 강세장 안의 과열 섹터”에 가깝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개인 투자자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그렇다면 저는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어떻게 생각하느냐. 결론부터 말하면 “버블인지 아닌지 맞추려고 하기보다, 버블일 수도 있는 긴 사이클을 어떻게 탈 것인지에 집중하는 편이 현실적”이라고 봅니다.

첫째, 포트폴리오를 코어와 위성으로 나누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코어는 지수 ETF나 실적이 안정적인 우량주처럼 장기 보유용으로 가져가고, 위성은 AI·반도체처럼 변동성이 큰 성장 섹터로 구성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나누면 AI 섹터가 생각보다 길게 가도, 혹은 예상보다 빨리 꺼져도 전체 자산이 한 번에 흔들릴 위험을 줄일 수 있습니다.

둘째, 이 구간에서는 “정답 시점에 올인”이 아니라 “여러 시점에 나눠서 들어가는 전략”이 훨씬 유리합니다. 월급에서 일정 비율을 정해 월·주 단위로 나눠 사는 방식이든, 지수가 일정 구간 빠질 때마다 단계적으로 비중을 늘리는 방식이든, 한 번에 방향을 맞추겠다는 생각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셋째, 경고등을 스스로 정해두는 게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① 빅테크의 CAPEX 증가율이 꺾이는지, ② AI·반도체 기업들의 이익 성장률이 눈에 띄게 둔화되는지, ③ 채권 발행 규모만 늘고 실제 현금창출력은 따라오지 않는지, ④ 규제·정치 리스크가 급격히 올라오는지 같은 지점을 체크 포인트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 신호들이 동시에 켜지기 시작하면 “이제는 축소해야 할 때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넷째, 무엇보다 중요한 건 멘탈입니다. AI·반도체는 앞으로도 뉴스가 많고, 하루 5~10% 움직이는 날도 계속 나올 겁니다. 이때 계좌가 휘청거릴 정도로만 베팅해놓으면, 버블이 오기 전에 본인이 먼저 시장에서 튕겨 나가기 쉽습니다. 저는 “잠이 잘 오는 포지션 크기”를 기준으로 삼는 편이 안전하다고 생각해요.

정리: 버블 논쟁보다는 ‘내 플레이북’이 먼저

AI 버블 논쟁이 계속되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실제 산업과 기업 실적은 빨리 성장하고 있는데, 그 속도를 시장이 어디까지 미리 당겨 올려놓았는지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초입이라고 보고, 누군가는 중반이라고 보고, 누군가는 이미 끝물이라고 봅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해 보입니다. 인류가 이미 AI라는 도구를 맛본 이상, 이 흐름이 완전히 거꾸로 되돌아가지는 않을 거라는 점입니다. 중간에 과잉 투자와 조정, 실업과 규제 같은 진통이 분명히 있겠지만, 그 과정 속에서도 누군가는 기회를 잡고, 누군가는 공포에 팔고 나가게 되겠죠. 저는 “버블이냐 아니냐”라는 흑백 질문 대신 “길어질 수 있는 사이클을 안전하게 타기 위한 나만의 플레이북이 있느냐”가 더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시장은 언젠가 다시 크게 흔들릴 겁니다. 그날이 언제 올지 맞추는 게임이 아니라, 그날이 오기 전까지 어떻게 기회를 누리고, 그 이후에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 만큼만 리스크를 감수할지, 각자 선택해야 할 차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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