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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란티어 주가 거품일까? PER 228배의 함정

실적은 사상 최고인데 주가는 10% 가까이 밀렸어요. 팔란티어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 일이지?” 싶었을 거예요. 오늘은 팔란티어가 어떤 숫자를 내놨는지, 그런데도 왜 ‘AI 버블 논란’의 한복판에 서게 되었는지, 그리고 개인 투자자가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이면 좋을지 차근차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목차

팔란티어, 왜 ‘완벽한 실적’ 뒤에 급락했나

팔란티어는 2025년 3분기 실적에서 매출 약 11억 8,000만 달러, 전년 대비 63% 성장이라는 강력한 숫자를 내놨어요. 시장 예상치도 무난히 넘어섰고, 4분기와 연간 가이던스까지 상향했으니 겉으로만 보면 흠잡기 어려운 실적입니다.

그런데 다음 날 주가는 장중 기준으로 10% 안팎까지 밀렸어요. 올해에만 170% 넘게 올랐고, 지난 2년을 통틀어 보면 대략 1,000% 가까이 오른 종목이다 보니, 시장은 작은 불안 신호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태였어요. 이미 너무 멀리 달려온 말에 “중력”이 한 번 작용한 셈입니다.

여기에 2008년 금융위기 때 ‘빅 쇼트’로 유명해진 마이클 버리가 팔란티어에 대한 대규모 풋옵션(주가 하락에 베팅)을 잡았다는 소식이 겹치면서, “혹시 여기부터가 AI 버블의 꼭대기 아니냐”는 심리가 한 번에 터졌다고 보면 됩니다.

숫자만 보면 여전히 ‘AI 황태자’입니다

팔란티어는 단순한 IT 서비스 회사가 아니에요. 방대한 데이터를 서로 연결하고 의미를 부여해서, 정부와 기업이 더 빠르고 정확한 의사결정을 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회사입니다. 여기서 자주 나오는 개념이 바로 ‘온톨로지(Ontology)’예요. 흩어져 있는 데이터를 “무엇과 무엇이 어떤 관계인지”까지 구조화해 놓은 일종의 데이터 지도라고 보면 이해가 편해요.

이번 3분기 숫자를 조금만 뜯어보면 왜 시장이 한동안 팔란티어를 ‘AI 황태자’라고 불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미국 상업(Commercial)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1% 급증했고, 미국 정부 매출도 50% 이상 늘었어요. 전체 계약 규모(TCV) 역시 150% 이상 늘며 앞으로의 매출 파이프라인도 두껍게 쌓였습니다.

수익성도 눈에 띄어요. 조정 영업이익률이 51%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매출 성장과 이익률을 더한 소위 ‘Rule of 40’ 지표가 114%를 찍었습니다. 고성장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기준선으로 삼는 40%를 거의 세 배 가까이 넘긴 셈이라, “사업 자체는 정말 잘 굴러가고 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마이클 버리의 숏포지션이 던진 신호

문제를 키운 건 실적표보다 ‘이름값’이었어요. 마이클 버리가 이끄는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가 3분기 말 기준 팔란티어 주식 약 500만 주 규모에 해당하는 풋옵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서류가 공개됐습니다. 숫자 자체도 크지만, 무엇보다 2008년 위기를 정확히 맞힌 인물이 다시 한 번 “거품”을 지적하고 나섰다는 상징성이 큽니다.

팔란티어 CEO 알렉스 카프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어요. 방송 인터뷰에서 “칩(엔비디아)과 우리 같은 온톨로지 기업을 동시에 공매도하는 건 완전히 미친 짓”이라고 직설적으로 말했습니다. 나아가 “실질적으로 AI 자체를 공매도하고 있는 셈”이라고까지 표현했죠.

카프의 눈에는 팔란티어가 서구 민주주의를 지키는 기술적 방패이고, 인공지능 시대의 필수 인프라인데, 여기에 베팅을 거는 행위 자체가 시대를 읽지 못한 도박처럼 보였을 겁니다. 반대로 시장과 버리의 시선에서는 팔란티어도 결국 티커(PLTR)를 가진 하나의 종목, 즉 “숫자로 평가받는 자산”일 뿐이에요. 이 관점 차이가 지금의 충돌을 만든 거죠.

PER 228배, ‘완벽함의 대가’란 이런 것

팔란티어의 12개월 선행 PER은 약 228배 수준까지 올라와 있었어요. PER은 “현재 주가가 1년 이익의 몇 배인가”를 보는 지표인데, 228배면 시장이 앞으로 벌 이익을 굉장히 공격적으로 당겨서 반영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지점은, 팔란티어가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잘해서 문제가 생겼다는 점이에요. 이미 170% 오른 주가가 “이 정도 실적은 당연히 나오겠지”라고 가정하고 있는 구간에서, 실제로 실적이 잘 나와도 추가로 올라갈 여지가 크지 않았던 거죠. 오히려 조금이라도 “성장의 한계나 구조적 약점은 없나?”라는 의심이 생기면, 그동안 쌓인 기대감이 한꺼번에 빠지기 쉽습니다.

결국 이번 조정은 “실적이 나빠서”가 아니라 “지나치게 높아진 기대를 감당하지 못해서” 나왔다는 해석이 더 설득력 있어요. 흔히 말하는 ‘Price of Perfection’, 완벽함이 요구되는 가격대에 올라간 종목이 겪는 전형적인 변동성입니다.

성장의 질: 미국 편중·정부 의존도는 숙제

숫자가 좋다고 해서 모든 게 해결되는 건 아니에요. 시장이 유독 예민하게 보는 부분이 바로 성장의 ‘질’입니다. 크게 두 가지 포인트가 계속 거론되고 있어요.

첫째, 성장의 지역 편중입니다. 이번 분기 성장의 대부분은 미국 상업 부문에서 나왔어요. 반면 유럽을 포함한 미국 외 지역은 성장세가 둔화됐거나 정체된 모습이 여러 차례 지적되어 왔습니다. “미국이라는 하나의 우물에 너무 의존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농도 리스크가 생기는 거죠.

둘째, 정부 매출 비중입니다. 팔란티어 매출의 상당 부분은 여전히 미국을 비롯한 서방 정부와의 계약에서 나옵니다. 정부 계약은 한 번 따내면 길게 이어지는 대신, 예산과 정치 일정, 국가 간 관계에 영향을 많이 받아요.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라는 장점과 함께, “민간 SaaS 기업처럼 무한히 확장 가능한 구조냐”라는 질문도 따라붙습니다.

이런 요소들을 한 번에 정리하면 대략 이렇게 볼 수 있어요.

팔란티어 강점투자 시 불안요인
매출 63% 성장, 높은 영업이익률선행 PER 200배대, 매우 높은 밸류에이션
미국 상업 매출 121% 성장, AIP 흥행성장이 미국에 과도하게 집중
정부·방산 계약 기반의 안정적 현금흐름정부 예산·정치 변수에 민감한 구조
장기 계약·온톨로지 기반 데이터 락인 효과밸류에이션이 높아 작은 악재에도 변동성 확대

한 줄로 정리하면 “사업은 좋은데 가격이 비싸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논쟁의 초점도 ‘팔란티어가 쓸모 있느냐’가 아니라 ‘지금 가격이 합리적이냐’에 가깝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체크해볼 3가지

그럼 지금 팔란티어를 어떻게 봐야 할까요? 저는 크게 세 가지를 먼저 점검해보라고 말하고 싶어요.

첫째, 사업 모델에 대한 이해입니다. 팔란티어가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버는지, 온톨로지와 AIP가 어떤 가치 제안을 하는지, 고객이 누구인지 스스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가 아니면 고평가 성장주에 장기 투자하기가 쉽지 않아요. 이해가 부족하면, 조정이 왔을 때 공포에 먼저 반응하게 됩니다.

둘째, 밸류에이션과 변동성 감내 수준입니다. PER 200배대 종목은 좋은 뉴스에도 흔들릴 수 있고, 나쁜 뉴스가 아니어도 “기대만큼 자극적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밀릴 수 있어요. 이런 구간에서는 단기 시세를 맞히기보다는,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비중과 기간”을 먼저 정해놓는 게 훨씬 현실적입니다. 소액·분할 접근이 기본이라고 봐야 해요.

셋째, 향후 체크 포인트입니다. 앞으로 몇 분기 동안은 미국 외 지역 성장 회복, 상업 부문 비중 확대, 정부 매출 의존도 변화, 그리고 무엇보다 밸류에이션의 자연스러운 정상화 여부를 보는 게 핵심이에요. 실적은 계속 늘어가는데 주가는 일정 수준에서 옆으로 기며 PER이 서서히 내려오는 그림이 나올 수 있는지, 그 과정에서 경쟁사 대비 강점을 유지하는지가 중요합니다.

이번 팔란티어 조정은 “AI는 가짜다”라는 선언이라기보다는, “이제는 숫자와 가격을 같이 보자”는 시장의 경고에 가깝습니다. 마이클 버리의 베팅이 맞을지, 알렉스 카프의 자신감이 옳을지는 시간이 답해줄 거예요.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이제 팔란티어 주가는 단순한 꿈이 아니라, 그 꿈에 붙은 가격표까지 함께 읽어야 하는 단계에 들어섰다는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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