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사진, 영상, 문서 때문에 휴대폰 저장공간이 꽉 차는 일 많죠. 그래서 대부분은 클라우드 저장공간을 하나쯤 쓰고 있어요. 그런데 막상 선택하려고 보면 뭐가 다른지 잘 안 보입니다. 무료로 조금만 주고 계속 돈 내라고 유도하는 서비스도 있고, 반대로 보안이 엄청 강하다고 하는데 개인이 쓰기엔 너무 복잡해 보이는 서비스도 있어요. 저는 일하면서 두 가지 질문을 가장 많이 받아요. “우리 집 사진 안전하게 모아둘 방법 좀 알려주세요” 그리고 “우리 기관 데이터, 밖에 맡겨도 진짜 괜찮나요?”. 이번 글에서는 이 두 가지를 같이 짚어볼 거예요. 즉, 집에서 쓰는 개인용 클라우드와 기관/조직에서 쓰는 보안형 클라우드가 어떻게 다르고, 각각 어떤 선택지가 현실적인지 차근히 설명해볼 생각입니다.
개인용 클라우드: 가장 쉬운 선택부터 볼까요
먼저 접근이 가장 쉬운 건 기존 계정을 그대로 쓰는 방식이에요. 네이버 MYBOX가 대표적입니다. 네이버 아이디만 있으면 바로 접속해서 사진, 동영상, 문서를 올릴 수 있어요. 별도 복잡한 가입 절차 없이 앱만 설치하면 되니까 진입장벽이 낮습니다. 초기에는 기본 제공 용량이 18GB 수준이에요. 일부 사용자에게는 30GB까지 제공되는 경우도 있어요. 이 용량은 휴대폰 사진 수천 장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아이 사진·영상까지 몇 년치로 쌓이기 시작하면 금방 모자라집니다. 그래서 결국 유료 구간을 고민하게 돼요.
유료 요금은 월 단위로 늘어나는데, 80GB가 약 1,900원, 180GB는 약 3,800원, 330GB는 약 6천 원대 중반, 2TB는 월 1만 원대예요. 용량을 돈으로 산다고 생각하면 단순합니다. 가족 단위로 사진과 영상을 백업하고 가끔 외부 공유 링크로 보내는 정도라면 수백 GB면 충분해요. 반면 촬영 원본 영상(특히 4K 영상)까지 전부 쌓는 경우는 2TB 급이 현실적입니다.
중요한 건 편의 기능이에요. MYBOX는 자동 업로드 기능이 있어서 휴대폰 갤러리 사진을 알아서 업로드해둘 수 있어요. 앱 하단에서 플러스 버튼을 누르면 직접 올릴 수도 있고, 자동 업로드를 켜면 알아서 올라가죠. 안드로이드의 경우 백그라운드에서도 동작하게 배터리 사용 허용만 하면 지속적으로 올라갑니다. 아이폰은 구조상 앱이 떠 있는 동안 우선 처리되는 식이라, 장시간 완전 자동은 약간 제한이 있어요. 이 차이를 알고 써야 “왜 안 올라갔지?” 같은 당황을 줄일 수 있습니다. 결국 이쪽 모델은 ‘편하게 쓰고, 월 얼마 내고, 필요하면 가족이나 지인에게 링크 공유’라는 흐름이에요.
NAS형 개인 클라우드: 집에 ‘내 서버’를 들이는 방식
그다음 단계가 개인 NAS예요. NAS는 쉽게 말하면 집 안에 있는 작은 전용 저장서버입니다. 예전에는 이게 IT 좋아하는 사람들만의 장난감 같은 이미지였어요. 이유는 간단해요. 직접 설치하고 계정 만들고 공유 폴더 나누고 권한 주고… 초보자 입장에서는 시작부터 벽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 초기 허들이 많이 낮아졌어요. 예로 시놀로지에서 나온 BeeStation이라는 제품은 “집에 두는 개인 클라우드”를 거의 가전처럼 만들어 놓은 접근이었어요. 전원 케이블과 랜 케이블만 연결하고, 하단 QR 코드를 휴대폰으로 찍고, 몇 가지 초기 세팅만 마치면 바로 자기 전용 저장소가 준비되는 흐름이었죠. 보통 이런 제품은 8TB급 저장공간을 기본으로 탑재한 구성이 많은데, 실제 사용 가능한 공간은 약 7TB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보면 됩니다. 이 정도면 일반 가정이 평범하게 찍는 사진·영상은 몇 년 단위로 쌓아둘 수 있어요. 휴대폰 바꿔도 자료는 집에 남아있기 때문에 “클라우드 비용을 매달 낸다”는 구조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습니다.
성능도 예전 NAS 느낌과 다릅니다. 단순히 저장만 하는 상자가 아니라, 안에 CPU와 메모리가 들어있어서 얼굴 인식 기반 자동 분류, 촬영 장소별 정리 같은 기능까지 따라옵니다. 특정 가족 얼굴만 모아보고 싶거나, 반려동물 사진만 따로 보고 싶을 때도 빠르게 찾을 수 있어요. 외부에서 접속해서 집에 있는 NAS에 저장된 영상을 스트리밍으로 보는 것도 가능해요. 출장을 갔는데도 집에 있는 미디어를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거죠. 이건 단순 편의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내 데이터는 내 물리 디스크에 있고, 접근은 어디서나 된다”라는 감각이 생기거든요.
다만 개인 NAS 방식은 집 인터넷이 끊기면 외부에서 접근이 안 돼요. 그리고 장비 자체가 고장나면 백업이 날아갈 수도 있어요. 즉, 자유도와 통제권을 얻는 대신 유지보수 책임도 따라온다고 보면 됩니다. 전기요금, 발열, 소음 같은 생활 요소도 생각해야 하고요. 하지만 한 번 세팅해두면 매월 결제 없이 가족 앨범과 작업 파일까지 한 번에 관리 가능한 구조라서, 사진·영상이 많고 장기적으로 쌓일 자산이 있는 집이라면 고려할 만합니다.
둘 중 뭘 선택해야 할까
여기서 한 번 표로 정리해볼게요. 아래 표는 개인 클라우드를 고민할 때 많이 물어보는 기준(비용 구조, 설치 난이도, 데이터 통제권)을 기준으로 비교한 내용이에요. 단순 참고용입니다.
| 비교 항목 | 온라인 클라우드 (예: MYBOX) | 개인 NAS (예: BeeStation) | 
|---|---|---|
| 초기 진입 난이도 | 앱 설치하고 로그인하면 바로 사용 가능 | 장비 연결·초기 세팅 필요하지만 최근엔 QR 기반으로 단순화 | 
| 비용 구조 | 소액 월 구독형 (예: 수십~수백 GB 단위 과금) | 초기 하드웨어 비용 지불 후 월 유지비는 사실상 0에 가까움 | 
| 데이터 위치/통제 | 서비스 제공사의 데이터센터 | 집 안 로컬 저장장치 (직접 관리) | 
| 가족/지인 공유 | 링크로 간편 공유 | 사용자 계정을 여러 명에게 나눠주고 공동 폴더 사용 가능 | 
| 외부 접속 | 인터넷만 되면 어디서나 안정적으로 접속 가능 | 가능은 하지만 집 인터넷이 꺼지면 접속 불가 | 
표만 보고 “왼쪽이 더 편한데 왜 굳이 오른쪽을 사?”라는 생각이 들 수 있어요. 실제로 대부분의 사람에겐 왼쪽이 더 맞아요. 하지만 영상을 많이 찍는 집, 혹은 업무 파일까지 모두 한 군데 모아 관리하고 싶은 1인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오른쪽이 장기적으로 비용과 통제 측면에서 이득이라는 선택이 나옵니다. 즉, 본인이 쌓는 데이터의 성격이 ‘소중한 추억 몇 장’인지 ‘매년 수백 GB씩 누적되는 작업 자산’인지부터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조직·기관 입장에서는 질문이 완전히 달라진다
이제 관점을 바꿔볼게요. 회사나 공공기관은 “우리 사진 잃어버리면 어쩌지?” 수준의 고민을 하지 않아요. 대신 “이 데이터를 외부에 두면 법적으로 문제 없나?”, “접속 권한을 누가 관리하나?”, “우리 시스템이 동시에 몇십만 명 접속해도 버티나?”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스케일과 책임의 문제가 전혀 다르죠.
예를 들어 공공기관 쪽에서는 클라우드를 쓸 때 무조건 보안, 안정성, 인증을 따집니다. 단순히 저장공간만 파는 게 아니라, 해당 인프라가 공공 전용 네트워크로 분리돼 있는지, 관리 콘솔이 외부 서비스와 분리돼 있는지, 국내 인증과 국제 인증을 모두 갖추고 있는지까지 봐요. 여기서 자주 등장하는 단어가 CSAP 같은 국내 공공 클라우드 인증이에요. 이건 “국가기관이나 공공 서비스에 이 클라우드를 써도 되는가”를 정부 차원에서 평가한 인증이라고 이해하시면 돼요. 즉, 그냥 아무 상용 클라우드를 막 갖다 쓰는 게 아니라, 공공 업무에 맞는 별도 인프라와 관리 체계를 갖춘 쪽을 고른다는 이야기입니다.
실제 현장에서는 교육 분야나 의료 분야처럼 민감한 내용을 다루는 곳들이 이런 전용 클라우드를 도입해요. 예를 들면 동시에 100만 명 이상 학생이 접속해도 서버가 죽지 않고 수업 시스템이 유지돼야 하는 상황, 혹은 병원 간 의료기록 시스템을 차세대로 바꿔야 하는 상황이 있죠. 이런 환경에서는 “용량이 얼마인가요?”보다 “보건·의료 데이터를 민간 인프라 위에 올려도 법적 리스크가 없나?”가 더 먼저 나옵니다. 그리고 “IT 인력이 부족한데 직접 서버 유지보수까지 해야 하나요?”라는 고민도 굉장히 현실적이에요. 완전관리형 서비스, 즉 인프라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운영까지 같이 도와주는 구성이 선호되는 이유가 여기 있어요.
이 차이를 이해하면 왜 같은 ‘클라우드’라는 단어가 개인에게는 사진 백업 느낌인데, 기관에게는 사실상 인프라 전략 그 자체로 들리는지 감이 올 거예요.
마무리: 어떤 선택이 ‘정답’인지는 결국 목적에 달려 있다
정리하자면 이거예요. 휴대폰 사진과 가족 영상을 안전하게 백업하고 싶고, 가끔 공유만 하면 된다면 월 단위 클라우드 요금제를 쓰는 게 가장 편하긴 합니다. 자동 업로드도 되고, 휴대폰을 바꿔도 계속 이어 쓸 수 있고요. 끊김 없이 접근된다는 장점도 있어요.
반면에 데이터가 이미 수백 GB~수 TB로 쌓여 있고, 장기적으로 계속 늘어날 게 확실하다면 집 안에 개인 NAS를 들이는 선택도 현실적입니다. 한 번 셋업하면 내 저장소를 내가 직접 소유하는 구조라서 “이건 진짜 내 거”라는 안정감이 커요. 다만 그 순간부터는 백업 전략과 유지보수 책임도 본인에게 온다는 점을 꼭 인지해야 합니다. 단순 편리함 vs 장기 통제권의 교환이라고 보면 이해가 빨라요.
조직이나 기관은 이야기 자체가 다릅니다. 여기는 비용도 비용이지만, 동시에 수십만 명이 붙어도 버티는 안정성, 민감 데이터의 보안, 공공 인증, 전용망 분리 같은 조건이 기본값이 됩니다. 즉, 가정용과는 게임의 규칙이 완전히 달라요. 그래서 개인이 쓰는 구독형 클라우드나 NAS와, 공공기관이 선택하는 전용 클라우드는 같은 단어를 쓰지만 사실상 전혀 다른 문제를 풀고 있습니다.
내가 어떤 상황인지 먼저 정의하면 선택은 생각보다 빨리 좁혀져요. 가족 앨범을 지키고 싶은지, 작업 자산을 평생 보관하고 싶은지, 아니면 수십만 명의 민감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서비스해야 하는지. 목적만 명확하면 클라우드는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그냥 합리적인 도구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