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스피가 4,000선을 넘기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불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국내 시장은 재미없다”는 말이 돌았는데, 지금은 돈이 단기 수익을 노리고 증시에 몰려들고 있습니다. 특히 코스피 레버리지 ETF로 자금이 폭발적으로 들어오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띄어요. 왜 다들 거기로 가는지, 이 상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진짜 위험한 지점은 뭔지까지 이번 글에서 전부 짚어볼게요. 마지막에는 실제로 매수하려면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도 정리합니다.
왜 돈이 ‘코스피 레버리지’로 몰리나
요즘 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플레이어는 KODEX 레버리지예요. 이 상품은 코스피20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따라가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예를 들어 코스피200이 하루에 1% 오르면 이 ETF는 이론상 2% 안팎으로 오르도록 맞춰져 있어요. 반대로 1% 떨어지면 내 계좌는 -2%가 됩니다. 말 그대로 가속 페달입니다.
최근 이 ETF로 자금이 몰리는 강도는 과거 개별 테마주 급등기 못지않아요. KODEX 레버리지는 10월 말 기준으로 하루 거래대금이 1조 원을 넘겼고 거래량은 2,600만 주 이상이었습니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약 +45% 수준, 3개월은 +70% 이상, 1년은 +186%대까지 찍혀 있어요. 이런 숫자는 일반적인 우량주로는 거의 보기 힘든 구간이에요. 투자자 입장에서는 “시장 전체에 타서도 이 정도가 나와?”라는 욕구를 자극합니다.
배경에는 코스피의 주도 업종이 바뀐 현실이 깔려 있어요. 지금 코스피 강세의 심장부는 반도체입니다. KODEX 레버리지의 실질적 노출을 보면 코스피200 지수 선물 비중이 100% 이상 편입돼 있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각각 약 13%, 8%대 수준으로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여기에 KB금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두산에너빌리티 같은 대형 우량주도 붙어 있죠. 즉 “반도체 슈퍼사이클 + 금융/방산/에너지 정책 수혜주” 묶음을 2배 레버리지로 통째로 품는 구조인 거예요.
최근 시장이 코스닥보다는 코스피(특히 대형 반도체주)로 중심 축을 옮기면서, 개인 자금이 이쪽으로 빠르게 쏠리고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지금은 “테마/스토리”보다 “실적과 덩치” 쪽으로 돈이 이동 중이라는 신호에요.
레버리지 ETF는 어떻게 돈을 벌고, 왜 위험할까
레버리지 ETF는 하루 단위 수익률을 2배로 맞추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이 구조가 단기에는 굉장히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시장이 쏠리는 하루, 이틀, 한 주 동안은 일반 ETF보다 계좌 수익률이 눈에 띄게 튀거든요.
하지만 이 ‘하루 단위 2배’라는 구조 때문에 장기 보유에는 독특한 문제가 생깁니다. 지수가 한 방향으로만 꾸준히 올라가면 레버리지 ETF도 누적 성과가 크게 쌓여요. 그런데 시장이 위아래로 흔들리는 구간에서는 얘기가 달라집니다.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하는 장세에서는 복리 효과가 거꾸로 작용하면서 원지수보다 성과가 더 나빠질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코스피200이 10% 올랐다가 다시 10% 떨어졌다고 해볼게요. 지수 자체는 거의 제자리처럼 보일 수 있지만, 레버리지 ETF는 그 과정에서 더 큰 폭으로 흔들리며 계좌가 깎여 있을 수 있습니다. 특히 변동성이 클수록 이 ‘마모’가 심해집니다. 그래서 레버리지 ETF는 “한 두 달 믿고 들고 가는 장투 상품”이라기보다는 “특정 구간을 찍고 빠지는 단기 전술”에 더 가깝다고 이해해야 합니다.
또 한 가지, 분배금(배당) 기대는 거의 하면 안 돼요. 레버리지 ETF는 기초에 들어 있는 종목이 배당을 줘도 그 돈이 운용 과정에서 선물 포지션 유지, 현금성 자산 조정 등에 사실상 재투입됩니다. 실제로는 1년에 0회 또는 아주 소액만 지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이 상품은 현금 흐름보다 시세 차익을 노리는 성격이 훨씬 강해요.
코스닥 레버리지랑 뭐가 다르지?
많은 사람이 코스닥 레버리지 ETF도 비슷한 거 아니냐고 묻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구조는 비슷하지만 노출된 업종과 돈의 방향이 완전히 달라요.
코스닥 레버리지 ETF는 코스닥15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따라갑니다. 이 지수 상위권은 바이오, 2차전지 소재, 신약 개발주 등 성장 기대가 높은 종목들로 채워져 있어요. 실제로 알테오젠,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HLB, 리가켐바이오 같은 이름들이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최근에도 하루 변동 자체는 컸고 단기 등락률만 보면 +7%, +8%씩 튀는 날이 있어요. 최근 1개월 성과가 플러스였던 구간도 존재합니다.
그런데도 자금 유입은 코스닥이 아니라 코스피 쪽으로 흘러가고 있어요. 이유는 명확해요. 시장이 지금 당장 믿는 스토리는 “AI 데이터센터 → 반도체 수요 폭증 → 실적 레벨업” 쪽이지 “신약 후보물질의 미래 가치”가 아니에요. 그러다 보니 성장 스토리 중심의 코스닥보다 실적과 글로벌 공급망에서 이미 검증된 반도체·금융 중심의 코스피 레버리지에 돈이 붙는 흐름이 강화된 겁니다.
인버스 2배 vs 레버리지 2배, 누가 웃고 누가 울었나
흥미로운 건 개인투자자와 기관의 선택이 다르게 갈렸다는 점이에요. 최근 국내 시장에서 개인은 “이제 너무 오른 거 아니야?” 하는 불안감에 코스피 인버스 2배(지수가 떨어지면 2배로 오르는 상품)에 많이 들어갔고, 반대로 기관과 외국인은 코스피 레버리지 쪽을 매수해 상승을 더 타는 전략을 썼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아래 표를 보면 최근 한 달간 어떤 쪽이 유리했는지 감이 옵니다. 표에 나오는 수익률 수치는 최근 한 달 흐름을 예시로 든 거예요. 이 숫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언제든 뒤집힐 수 있습니다.
| 상품 | 어떻게 움직이는가 | 최근 한 달 수익률 예시 |
|---|---|---|
| 코스피 레버리지 (KODEX 레버리지 등) | 코스피200이 하루 +1%면 약 +2% 목표 | 약 +28% 수준 |
| 코스피 인버스 2배 (KODEX 200선물 인버스 2X 등) | 코스피200이 하루 -1%면 약 +2% 목표 | 약 -23% 수준 |
| 일반 인버스 (1배) | 코스피200이 하루 -1%면 약 +1% 목표 | 약 -12% 수준 |
표에서 보듯이 상승장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레버리지 ETF가 인버스 ETF를 완전히 압도해요. 기관과 외국인은 이 구간을 그대로 수익화했습니다. 반대로 개인은 “이제 떨어질 차례”라고 보고 인버스 2배 쪽으로 들어갔다가 큰 손실을 본 경우가 많았습니다. 즉 같은 시기라도 어디에 베팅했느냐, 그리고 얼마나 빨리 잘라 나왔느냐에 따라 체감 수익률이 극단적으로 갈린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그 기간 동안’의 결과일 뿐이에요. 환율이 다시 불안해진다든지(원/달러가 1,400원대 근처까지 오르락내리락하는 상황처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진다든지, 지정학적 이슈가 터지면 코스피가 크게 흔들릴 수 있어요. 그러면 레버리지만 들고 있던 쪽이 순식간에 역풍을 맞고, 오히려 인버스가 웃게 되는 장면도 충분히 나올 수 있습니다. 이건 결국 타이밍 싸움이라는 뜻입니다.
아무나 못 산다: 사전교육과 예탁금이라는 문턱
레버리지 ETF는 위험 등급이 높게 분류돼 있어요. 그래서 처음부터 아무 계좌나, 아무 조건 없이 막 살 수 있게 돼 있지는 않아요. 실제로 매수 버튼을 누르려다 “사전 교육 이수 필요”라는 메시지를 보고 당황하는 경우가 아직도 많습니다. 이 교육은 온라인으로 들을 수 있고, 비용은 몇 천 원 단위, 길이는 약 1시간 수준이에요. 교육을 마치면 수료번호가 나오고 그 번호를 증권사 계좌에 등록하면 됩니다. 증권사 고객센터 메뉴에서 파생형 ETF/ETN 거래 신청 항목으로 들어가면 입력란이 있어요.
또 하나 중요한 게 기본예탁금입니다. 일부 증권사는 레버리지·인버스 계열 ETF를 거래하려면 계좌에 최소 예탁금을 일정 금액 이상 유지하라고 요구해요. 예를 들어 어느 증권사는 계좌에 현금성 자산 500만 원 이상이 있어야 거래 가능하다고 안내합니다. 중요한 건 이 500만 원을 바로 레버리지 매수에 다 써도 된다는 뜻이 아니고, 일정 금액을 계좌에 깔고 가는 형태라는 점이에요. 아래 표에 핵심만 다시 정리해볼게요.
| 준비 항목 | 무슨 의미인가 |
|---|---|
| 사전 교육 수료 | 온라인 강의(약 1시간) 수강 후 수료번호 발급 → 증권사 계좌에 등록해야 실제 매수 가능 |
| 기본예탁금 | 일부 증권사는 현금성 자산 수백만 원 이상을 계좌에 유지해야 레버리지/인버스 ETF 거래 허용 |
| 수수료·보수 | ETF 자체 운용보수(연 0.6%대 수준) + 증권사 매매 수수료가 반복 거래 시 누적 비용으로 쌓임 |
이 문턱은 두 가지 뜻이 있어요. 첫째, 이건 고위험 상품이라는 걸 제도적으로 계속 상기시키는 장치라는 것. 둘째, 충동 매수를 어느 정도 막아준다는 것. 즉 “그냥 눌렀다가 크게 당할 수 있다”는 경고를 계좌 단계에서부터 걸어두는 셈이에요.
이것만은 기억하자
코스피 레버리지 ETF는 지금 시장의 기세를 정면으로 타는 대표적인 도구입니다. 반도체, 방산, 금융 등 시장이 실제로 힘을 실어주고 있는 업종에 2배 레버리지를 얹어서 올라타는 구조라서, 상승장이 이어지는 동안에는 말 그대로 계좌 수익률이 미친 듯이 찍힐 수 있어요.
하지만 이건 양날의 칼이에요. 하루하루의 등락을 2배로 받아내는 대신, 시장이 흔들리면 내 계좌도 똑같이 아니 그 이상으로 흔들립니다. 지수가 박스권에서 출렁일 때는 “2배라 더 좋다”가 아니라 “2배라 더 닳는다”가 됩니다. 분배금(배당)으로 방어해주지도 않아요. 운용보수와 매매 수수료도 생각보다 무겁게 누적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주 현실적인 부분. 실제로는 아무나 바로 살 수 있는 상품이 아니에요. 사전 교육, 수료번호 등록, 기본예탁금 유지 등 작은 허들이 존재합니다. 이런 장치는 괜히 있는 게 아니에요. 레버리지 ETF는 ‘기대감으로 들어와서 공포로 나가는’ 구조가 반복되는 시장의 극단부에 항상 서 있는 상품이라는 점을 마지막까지 기억하는 게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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