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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연금 장단점, 부모는 혹하지만 자식은 말리는 이유

집은 있는데 현금이 부족한 부모 세대, 현금은 있는데 집은 아직 없는 자녀 세대. 갈등의 출발점이 바로 주택연금이에요. ‘평생 월급처럼 돈이 들어온다’는 말만 들으면 당장 신청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몇 가지 구조적인 단점이 있어요. 한 번 가입하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도 크고요. 이 글에서는 주택연금이 뭔지, 왜 좋다고 하는지, 그리고 왜 위험할 수도 있는지를 아주 현실적으로 짚어볼 겁니다.

목차

주택연금은 뭐고 누가 가입할 수 있나

주택연금은 말 그대로 집을 담보로 노후에 월급처럼 돈을 받는 구조입니다. 집을 판 건 아니에요. 명의(소유권)는 그대로 두고, 그 집에 계속 살면서 매달 현금이 들어옵니다. 가입자 본인과 배우자가 모두 사망할 때까지 지급이 이어집니다. 쉽게 말하면 “현금화한 내 집 연금 버전”이라고 보면 돼요.

가입하려면 조건이 몇 가지 있습니다. 부부 중 한 명이 만 55세 이상이어야 하고, 담보로 잡을 집은 공시가격 기준으로 합산 12억 원 이하여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조건 하나. 실제로 그 집에 살아야 해요. 그냥 보유만 하고 전세 놓는 방식은 기본적으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면 편합니다. 그래서 사실상 ‘노후에 살고 있는 실거주 아파트를 담보로 연금을 받는 구조’라고 이해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한 달에 얼마나 받을까요? 이건 집값과 가입 나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통 나이가 많을수록 월 지급액이 올라가요. 아주 단순하게 감을 잡는 방식이 있습니다. “만 70세 전후 + 집값 1억 원당 약 30만 원 정도 월 지급”으로 계산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예를 들면 공시가격 3억 원짜리 집이면 대략 월 90만 원 근처, 공시가격 5억 원이면 월 150만 원 정도 그림이 나옵니다. 이건 어디까지나 감각치라서 실제 액수는 다를 수 있지만, 주문형 계산기 돌리기 전 단계에서 현실 감각을 잡는 데 유용해요.

주택연금의 장점

주택연금이 좋은 점은 분명합니다. 첫째, 살던 집에서 평생 쫓겨나지 않는다는 게 핵심이에요. 일반적으로 대출은 연세가 높아지면 은행에서 거절당하기 쉽죠. 상환 능력, 소득 증빙 때문에요. 그런데 주택연금은 구조 자체가 노후 대비 상품이라 ‘나이가 많다’가 오히려 전제가 됩니다. 가입 후에는 가입자나 배우자 중 한 명이 살아 있는 동안은 그 집을 비워라, 나가라, 이런 식으로 밀어내지 못합니다. 이건 정서적으로 정말 큰 안전장치예요. 이 나이 먹고 어디 나가 살라는 말을 듣는 건 상상만 해도 끔찍하잖아요.

둘째, 지급이 중단될 위험이 거의 없다는 점도 큽니다. 보통 사적 금융상품은 발행 주체(보험사, 증권사 등)의 부도 리스크를 생각해야 해요. 그런데 이건 국가 보증 구조에 가까워서 “연금을 받다가 어느 날 갑자기 끊긴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사실상 전제되지 않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이 안정감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월급 같은 고정 현금 흐름이 생기면 생활비 스트레스가 확 줄어요.

셋째, 상속 부분도 나름 깔끔합니다. 만약 부모가 평생 동안 받은 연금 총액이 집값보다 많아졌다고 해도 그 초과분을 자녀에게 빚처럼 물리지는 않아요. 반대로 덜 받았다면 남은 몫은 상속인에게 돌아갑니다. 즉 “우리 부모가 연금 땡겼으니까 이제 우리가 빚까지 떠안는 건가?” 같은 불안은 기본적으로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왜 다들 ‘덜컥 가입하지 말라’고 할까

이제부터가 본론이에요. 주택연금의 단점은 한마디로 정리하면 ‘묶인다’, ‘낮다’, ‘안 오른다’입니다. 각각 풀어볼게요.

첫째, 물가가 올라가도 연금은 그대로입니다. 이게 가장 치명적이에요. 주택연금은 가입 시점에 월 지급액이 딱 결정되고, 그 금액이 앞으로 쭉 갑니다. 문제는 물가입니다. 나이가 70세일 때 월 90만 원이면 그럭저럭 생활비에 숨통이 트일 수 있어요. 그런데 20년이 지나 90만 원의 체감가치가 절반이 나버리면? 은퇴 초반엔 “이 정도면 되네”였던 금액이, 90대쯤 가면 ‘과연 집에만 틀어박혀서 최저비용으로 버티는 생활비’ 정도로 쪼그라들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쉽게 예를 들어볼게요. 연 3% 수준으로 생활비(물가)가 오른다고 가정해요. 이런 경우 20년, 25년이 지나면 돈의 실질가치는 대략 반토막이 납니다. 즉 지금 90만 원의 체감이 나중엔 45만 원 느낌이 될 수 있다는 거죠. 월급이 반 토막 나는 셈인데, 그게 어느 날 갑자기 줄어드는 게 아니라 본인은 그대로 받으면서도 체감 지출만 올라가서 숨이 막혀요. 그래서 “초기에는 괜찮은데 말년에 갈수록 빡세진다”는 불만이 나옵니다. 이건 그냥 기분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위험이에요.

둘째, 집값이 올라도 월 지급액은 안 올라요. 주택연금은 가입 시점의 집값(정확히는 공시가격 등 제도에서 인정한 평가액)을 기준으로 월 지급액을 산정합니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은 살아 있습니다. 재건축 호재가 붙거나 역세권 개발이 되거나, 교통망이 깔리면 집값이 몇 년 사이에 확 올라갈 수도 있죠. 문제는 그 상승분이 월 지급액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뒤늦게 “아, 우리 단지 지금 더 비싼데요? 월급 좀 올려주시면 안 돼요?” 해도 안 됩니다. 이미 계약된 구조라서 그래요. 그래서 상승 여력이 큰 지역이라면, 너무 이른 타이밍에 들어가는 게 유리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셋째, 중간에 그만두기 어렵습니다. 주택연금은 마음에 안 든다고 쉽게 해지하고 다른 전략으로 갈아타기 힘들어요. 왜냐면 이미 받은 월 지급금에 더해 이자, 보증료(처음에 들어가는 비용과 매년 쌓이는 비용까지 포함)까지 한꺼번에 상환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초기에 납부한 보증료 같은 건 돌려받지 못할 수 있어요. 이건 결국 유동성을 묶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배우자 건강 문제로 급히 이사가 필요하다든지, 자녀와 함께 살기 위해 다른 집으로 옮기고 싶어진다든지, 갑자기 현금 한 덩어리가 필요하다든지 하는 상황에서도 턴이 쉽지 않다는 거예요.

넷째, 집을 자유롭게 못 다룹니다. 주택연금이 설정된 집은 사실상 담보가 잡혀 있는 상태라 매매나 임대에 제약이 생깁니다. 노년 부부가 “관리 어려우니까 이 집 정리하고 역세권 소형으로 옮길까?”라고 생각해도 바로 행동에 옮기기 힘들어지는 거죠. 이건 자산 운용 측면에서 꽤 큰 손발 묶기입니다.

다섯째, 상속 규모가 줄어듭니다. 이건 당연한 얘기인데, 부모가 집을 현금화해서 생활비로 써버리면 남는 게 줄어들죠. 특히 보증료와 이자가 계속 붙으면서 원금(집값)에서 조금씩 갉아먹는 구조라서, 자녀가 기대하던 “집 한 채 통째 상속” 그림은 깨질 수 있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내 노후가 먼저”라고 말할 수 있고, 그게 아주 합리적입니다. 하지만 자녀 입장에서는 상속 규모가 생각보다 작아질 수 있다는 걸 알아야 해요.

월 지급액이 왜 생각보다 적다고 느껴질까

주택연금 월 지급액은 생각보다 작다는 반응이 꽤 많아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우리가 머릿속에서 잡는 집값은 보통 시세(실거래가)입니다. “우리 집 최소 6억은 해” 이런 식이죠. 그런데 주택연금은 시세가 아니라 공시가격 등 제도상 평가 금액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공시가격은 일반적으로 시세보다 낮게 책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준 금액이 낮으면 월 지급액도 낮게 나옵니다. 그래서 “부모님 집이 몇 억인데 왜 월 몇십만 원밖에 안 나와?”라는 얘기가 나옵니다. 구조 자체가 그렇게 설계돼 있어요.

여기에 앞서 설명한 물가 문제까지 겹치면 체감 만족도는 더 떨어질 수 있어요. 처음에는 ‘월 150만 원 정도면 괜찮네’ 하고 시작했는데, 15~20년 뒤에는 그 돈으로 과연 약, 관리비, 공과금, 식비까지 다 감당이 될까? 이 질문이 남습니다. 결국 주택연금은 “첫 5~10년의 숨통”에는 아주 유용하지만 “마지막 10년의 생존비”까지 자동으로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결국 누구에게 유리한가

주택연금은 ‘지금 생활비가 빠듯한데 집 한 채밖에 없는 고령자’에게 특히 현실적입니다. 노후 현금흐름이 너무 불안정한데 마땅한 대안이 없을 때, 이 상품은 실제로 삶을 지켜줍니다. 반대로 다른 금융자산(예금, 배당 주식, 임대수익 등)에서 이미 월 현금이 들어오고 있다면, 굳이 집까지 잠가서 추가 월급을 만들 필요가 없을 수도 있어요. 왜냐면 그 순간부터는 집을 자유롭게 사고팔고 바꾸는 전략이 사실상 막히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가족 합의예요. 상속을 중시하는 가족 문화라면 갈등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는 “내 노후”를 말하고, 자녀는 “가업처럼 생각했던 집”을 말해요. 이건 감정 싸움으로 가기 쉽습니다. 그래서 실제로는 숫자 계산보다 이 문제가 더 큽니다. 자녀가 실질적으로 부모의 생활비를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있으면 주택연금 없이 버티는 선택지도 생깁니다. 반대로 자녀도 여력이 없고 부모도 당장 생활비가 모자라면, 감정이고 체면이고 없이 주택연금이 답인 경우도 분명히 있어요.

정리: 가입 전 마지막으로 확인할 것

주택연금은 노인 빈곤 문제를 정면으로 파고든 제도입니다. 살던 집을 지키면서 매달 돈이 들어온다는 점에서 분명히 강력해요. 다만 그 돈은 시간이 지나도 오르지 않고, 물가만 오른다는 점을 반드시 머리에 넣어야 합니다. 결국 이 제도는 “집을 현금흐름 기계로 바꾸는 대신, 그 집의 기동성을 포기한다”는 거래입니다. 이 거래가 나에게 유리한지, 우리 가족에게 감당 가능한지, 그리고 10년 뒤가 아니라 20년 뒤에도 살 수 있는지까지 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그 질문을 끝까지 했으면, 결정은 이미 반은 끝난 거예요.

포인트확인해야 할 내용
월 지급액지금 기준으로 충분한가, 그리고 20년 뒤에도 최소한의 생활비가 될 수 있는가
유동성앞으로 이사 계획이나 집 처분 계획이 있는가, 갑자기 큰 돈이 필요할 가능성은 없는가
가족합의상속보다 지금 부모 생활안정이 우선이라는 공감대가 있는가

표에 정리한 이 세 가지 질문만큼은 무조건 체크하고 들어가는 게 좋습니다. 특히 ‘20년 뒤에도 이 돈으로 살 수 있나?’는 다소 불편하더라도 반드시 직시해야 할 질문입니다. 미래의 본인은 지금보다 더 약하고 더 돈 들고 더 쉽게 지칩니다. 주택연금은 그 시기를 버틸 수 있게 할 만큼의 안전띠인지, 아니면 은퇴 초반만 달콤한 조기 당겨쓰기인지를 스스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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