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집값 유지가능할까? 규제의 역설과 무주택 현실

서울 집값은 왜 이렇게 끈질기게 오를까요? 인구가 줄고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이미 14억 원을 넘어섰습니다. 더 놀라운 건 서울 거주자 중 절반 이상이 여전히 무주택 가구라는 사실이에요. 정부는 각종 규제를 내놓았지만 집값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오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규제가 의도한 효과를 내지 못하고, 오히려 ‘규제의 역설’이라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는 거죠.

서울 집값, 왜 계속 오르는가

서울 집값 상승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는 ‘가구 수 증가’입니다. 인구는 줄었는데 가구 수는 늘어나고 있어요. 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서울의 인구는 약 69만 명 줄었지만, 같은 기간 가구 수는 약 40만 가구 이상 증가했습니다. 특히 1인 가구의 폭발적인 증가가 수요를 끌어올린 배경입니다.

즉, 집을 필요로 하는 가구는 늘어나는데 이를 수용할 주택이 부족하다 보니 서울 집값은 쉽게 꺾이지 않는 것입니다. 여기에 수도권 집중 현상과 학군, 교통, 일자리 인프라 같은 요소가 결합해 ‘서울 선호’는 더 강해지고 있습니다.

규제의 역설, 왜 실패했나

정부는 그동안 대출 규제, 세금 강화, 청약 자격 제한 등 다양한 규제를 도입했어요. 그러나 결과적으로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만 더 어려워지고, 현금 자산이 풍부한 고소득층이나 투자자들은 오히려 규제를 피해 더 공격적으로 움직였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6.27 대책입니다. 대출 한도를 줄이고 실거주 요건을 강화했지만, 서울 집값은 일시적으로만 둔화했을 뿐 여전히 평균 14억 원대를 유지했습니다. 강남 3구의 단기 조정에도 불구하고 마포, 성동, 용산 같은 도심권은 여전히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무주택자의 현실

서울 무주택 가구 비율은 51.7%로, 서울 거주자 둘 중 한 명은 집이 없다는 뜻입니다. 특히 2012년 중위소득 가구가 서울에서 집을 살 수 있는 비율이 3채 중 1채였다면, 2022년에는 100채 중 3채로 줄어들었습니다. 주거 사다리가 무너지고 있는 현실이에요.

더 큰 문제는 주거비 부담입니다. 전세 물량은 줄고 월세가 늘어나면서 세입자들의 부담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2023년 기준 서울 임대사업자 1인당 평균 임대소득이 2,456만 원으로 전국에서 유일하게 2천만 원을 넘겼다는 통계도 나왔습니다.

시장 심리와 학습효과

부동산 시장은 단순한 수급 문제를 넘어 ‘심리’가 크게 작용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처럼 규제를 강화하면 오히려 “이제 못 사면 영영 못 산다”는 불안감이 매수세를 자극하기도 합니다. 과거 사례를 통해 사람들은 “어차피 집값은 결국 오른다”는 학습효과를 체득했고, 이 믿음이 시장을 지탱하는 강력한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단기적으로는 대출 규제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거래량이 줄고 관망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가격은 유지되거나 다시 상승할 여지가 큽니다.

정리하며

서울 집값을 둘러싼 현실은 단순히 인구 감소나 규제 강화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가구 수 증가, 공급 부족, 투자 심리, 정책 불신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요. 결국 중요한 건 ‘공급 확대’와 ‘지속 가능한 정책’입니다. 단발적인 규제는 오히려 부작용만 키울 수 있습니다.

무주택자 입장에서는 더 이상 막연히 집값 하락을 기다리기보다, 현실적인 대안을 찾고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합니다. 작은 집이라도 내 집을 마련하거나, 수도권 외곽이나 인천·경기 지역을 고려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건 시장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는 태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