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전자가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인 HBM4(High Bandwidth Memory 4) 신뢰성 검증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업계가 크게 술렁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SK하이닉스가 독점하다시피 하던 엔비디아 납품 시장에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건데요. 이번 성과는 단순히 삼성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관련 밸류체인 전반에도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HBM이란 무엇일까?
먼저 HBM이 무엇인지부터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HBM은 ‘고대역폭 메모리(High Bandwidth Memory)’의 약자로, 인공지능(AI) 서버나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초고속 메모리예요. 기존 D램과 달리 여러 개의 메모리 칩을 세로로 쌓아 올려 병렬 처리 속도를 극대화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좁은 길 하나에 차들이 줄지어 다니는 대신 여러 차선을 동시에 여는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됩니다.
AI 기술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HBM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HBM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8%에서 2030년에는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즉, 앞으로 반도체 시장의 ‘승부처’는 HBM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삼성전자의 HBM4 검증 통과 의미
삼성전자가 최근 엔비디아에 보낸 HBM4 샘플이 신뢰성 검증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아직 최종 납품 승인 단계인 ‘퀄리피케이션 테스트(퀄 테스트)’는 남아 있지만, 이번 성과만으로도 업계에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어요. 현재 단계는 ‘프리 프로덕션(PP)’으로 불리는데, 이는 양산 직전 단계에서 품질과 호환성을 본격적으로 점검하는 절차입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 PP 단계가 무리 없이 끝나면 올해 11~12월부터 본격적인 양산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합니다. SK하이닉스가 이미 HBM4 양산 준비를 마친 상황이라, 삼성전자가 빠르게 따라붙으면서 경쟁 구도가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HBM 시장 점유율 변화
삼성전자가 이번 검증을 통과한 시점은 특히 중요합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HBM 시장 점유율을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1%에서 17%로 급감했고, SK하이닉스는 55%에서 62%로 늘었습니다. 반면 미국의 마이크론도 4%에서 21%로 뛰어오르며 약진했죠. 사실상 삼성전자만 뒤처진 상황이었는데, 이번 HBM4 검증 성공으로 반전의 기회를 마련한 셈입니다.
업체 | 2023년 점유율 | 2024년 상반기 점유율 |
---|---|---|
삼성전자 | 41% | 17% |
SK하이닉스 | 55% | 62% |
마이크론 | 4% | 21% |
엔비디아와의 관계, 왜 중요할까?
HBM 시장에서 가장 큰 고객은 단연 엔비디아입니다. AI GPU 시장을 사실상 장악하고 있는 회사이기 때문이죠. 지금까지 엔비디아는 발열 문제와 전력 효율 문제를 이유로 삼성전자의 HBM3E 제품을 외면하고 SK하이닉스를 주력 공급사로 선택해왔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AMD와 브로드컴에 HBM3E 공급을 시작하면서 신뢰성을 입증했고, 이번 HBM4 검증 통과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엔비디아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 겁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할 경우, 가격 협상에서 엔비디아가 SK하이닉스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어 ‘윈윈’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HBM4 기술력의 차별성
삼성전자의 HBM4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기술력을 갖추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 5세대(1b) D램 공정을 적용하는 데 반해, 삼성전자는 한 세대 앞선 6세대(1c) D램 공정을 도입했어요. 이를 통해 전력 효율을 높이고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끌어올려 AI 서버에 최적화된 성능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HBM 관련 밸류체인 기업들
삼성전자의 HBM4 진출은 관련 장비, 소재, 서비스 업체들에도 큰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분야 | 대표 기업 | 설명 |
---|---|---|
장비 | 원익IPS, 이오테크닉스 | TSV 식각·증착 장비, 레이저 마킹·드릴링 장비 공급 |
소재 | 솔브레인, 동진쎄미켐 | 절연재·식각액·EUV 감광액 등 핵심 소재 공급 |
서비스 | 코미코, 두산테스나 | 장비 세정·코팅, 후공정 테스트 서비스 제공 |
앞으로의 전망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내년부터 HBM4 양산을 시작해 2026년에는 엔비디아 공급망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HBM 시장 규모는 2033년 18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이번 기회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왕좌를 다시 되찾을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어요.
정리
삼성전자의 HBM4 신뢰성 검증 통과는 단순한 기술적 성과가 아니라, 글로벌 메모리 시장 판도를 흔들 수 있는 소식입니다. 엔비디아와의 협력 여부, SK하이닉스와의 경쟁 구도, 그리고 밸류체인 기업들의 수혜까지 여러 요소가 맞물리며 앞으로 반도체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이제 남은 건 최종 퀄 테스트 통과와 본격 양산입니다. 2025년 말부터 2026년은 삼성전자에게 진짜 승부처가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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