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 증시 뉴스만 틀면 메모리 반도체 얘기가 빠지지 않아요. 디램이 부족하다, 낸드가 모자라다, HBM이 없다 등등 말도 복잡합니다. 그런데 정작 “메모리 반도체가 뭔지, 왜 부족한지”는 잘 안 풀어줘서 답답하셨을 거예요. 이 글에서는 메모리 반도체 기본 개념부터, 왜 지금 ‘대란’ 얘기가 나오는지, 앞으로 어떤 기술이 뜨게 될지까지 차근차근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왜 요즘 ‘메모리 반도체 부족’ 얘기가 나올까
최근 몇 년 사이에 인공지능, 특히 초거대 AI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폭발적으로 늘었어요. AI 서버 한 대에는 예전 PC 수십 대 분량의 메모리가 들어갑니다. 그러다 보니 디램(DRAM), 낸드(NAND), 심지어 HDD 같은 저장장치까지 동시에 부족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예요.
예전에는 메모리 업체들이 미리 대량으로 만들어 놓고, 나중에 고객사(삼성전자, SK하이닉스 고객인 빅테크·서버 회사 등)에 파는 구조가 일반적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선주문 후생산”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주문을 먼저 받아놓고, 그 물량을 맞춰 생산하는 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에요. 그만큼 여유 재고가 거의 없다는 의미죠.
업계에서는 이런 호황이 최소 2026년 전후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AI 서버뿐 아니라 자율주행, 로봇, 온디바이스 AI(스마트폰·PC 안에 AI 탑재)까지 메모리를 많이 쓰는 영역이 동시에 늘고 있기 때문이에요. 다만, “영원한 상승장”은 없었다는 점도 같이 기억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메모리 반도체, 한 줄로 설명하면
반도체는 엄청 단순하게 말하면 “전기가 흐를지 말지를 조절해서 0과 1을 만드는 부품”이에요. 여기서 역할에 따라 두 갈래로 나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우리가 찍은 사진, 문서, 게임 데이터, AI가 학습한 파라미터 같은 것들이 다 메모리 안에 저장돼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는 정보를 처리하는 쪽입니다. CPU, GPU, 모바일 AP 같은 것들이 여기에 들어가죠.
메모리 안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구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RAM과 ROM이에요.
| 구분 | RAM(램) | ROM(롬) |
|---|---|---|
| 전원 끄면 데이터 | 사라짐(휘발성) | 남아있음(비휘발성) |
| 주요 역할 | 작업 중 임시 작업공간 | 영구 저장공간 |
| 예시 | PC·휴대폰 메모리, 서버 메모리 | SSD, UFS, 메모리카드 |
컴퓨터가 빨라 보이려면, CPU만 좋아서는 안 되고 이 메모리들이 빠르게, 많이,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어야 합니다. 요즘 AI 서버가 메모리를 ‘폭식’한다는 표현까지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RAM·ROM, HBM·NAND… 헷갈리는 용어 정리
기사나 리포트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만 정리해봐도 메모리 뉴스를 볼 때 훨씬 편해집니다.
| 용어 | 한 줄 설명 |
|---|---|
| DRAM | 일반적으로 말하는 메모리. PC·서버·스마트폰에 널리 쓰이는 휘발성 메모리 |
| SRAM | 더 빠르지만 비싸고 용량이 작아, CPU 내부 캐시 같은 곳에 주로 사용 |
| HBM | 고대역폭 메모리. 여러 장을 층층이 쌓아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메모리. AI 서버의 핵심 부품 |
| NAND 플래시 | 전원을 꺼도 데이터가 남는 비휘발성 메모리. SSD, 스마트폰 저장공간의 주인공 |
| DDR5 | 최신 세대 DRAM 규격.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용량과 속도를 내기 위한 표준 |
요즘 뉴스에 자주 나오는 HBM과 DDR5는 특히 AI와 관련이 깊어요. GPU 옆에 붙어 초고속으로 데이터를 주고받는 게 HBM, 서버 메인보드 쪽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담고 있는 게 DDR5라고 이해해 두면 전체 그림이 좀 더 또렷해집니다.
2016~2018년 ‘슈퍼사이클’이 남긴 힌트
메모리 반도체가 지금처럼 주목받은 적이 한 번 더 있었어요. 2016년 중반부터 2018년 중반까지였죠. 그때는 스마트폰 교체 수요와 데이터센터 투자가 겹치면서 디램과 낸드 가격이 급등했고, 삼성전자는 디램에서 영업이익률이 70%에 육박했다는 추정도 나왔습니다.
재미있는 건, 사이클 한가운데서도 “이제 곧 꺼진다”는 걱정이 계속 나왔다는 점이에요. 당시에는 메모리 수요의 상당 부분이 모바일에서 나왔고,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애플·중국폰 성장 멈추면 끝 아니냐”는 시각이 많았거든요.
그런데 진짜 판을 흔든 건 그때 막 커지기 시작한 클라우드 서버 수요였습니다.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이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면서 서버용 메모리 가격과 수요가 예상보다 훨씬 오래, 훨씬 강하게 이어졌습니다. 주가도 처음 예상했던 피크보다 한참 더 오른 뒤에야 꺾였고요.
지금 상황도 어느 정도 비슷한 면이 있어요. 예전에는 “스마트폰이 다”였다면, 이제는 AI 학습과 추론, 자율주행, 로봇, 온디바이스 AI 등 새로운 수요원이 동시에 커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이번에도 잠깐 반짝하고 끝날 거야”라고 보기보다는, 어떤 수요가 구조적으로 길게 이어질지를 따져보는 쪽이 더 중요해졌어요.
AI 시대, CXL·PIM이란 이름이 왜 뜨는가
최근 반도체 업계에서 자주 들리는 키워드가 두 개 더 있어요. 바로 CXL과 PIM입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역할을 알고 나면 어렵지 않습니다.
CXL(Compute Express Link)은 쉽게 말해 “메모리 공유 고속도로”예요. 지금까지는 서버 안의 CPU, GPU, 메모리가 각자 자기 메모리만 들고 다니는 구조에 가까웠습니다. CXL이 깔리면 여러 장치가 거대한 메모리 풀을 같이 쓰면서, 필요한 쪽에 메모리를 빌려쓰고 돌려주는 식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됩니다. 같은 서버 랙 안에서 “메모리 카풀”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PIM(Processing-In-Memory)은 말 그대로 메모리 안으로 연산 기능을 옮겨가는 기술입니다. 기존에는 데이터를 메모리에서 꺼내서 CPU·GPU로 가져와 계산한 뒤 다시 넣는 구조였는데, PIM은 아예 메모리 옆이나 내부에서 간단한 연산을 처리해버립니다. 이렇게 하면 데이터 이동에 쓰이던 전력과 시간이 크게 줄어들 수 있어요. AI 추론처럼 반복적이고 패턴이 정해진 작업에 특히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정리하자면, HBM은 AI 학습·추론의 “속도와 대역폭”을 책임지고, CXL은 “용량과 효율”, PIM은 “전력과 구조”를 바꾸는 축이라고 볼 수 있어요. 메모리 반도체가 단순히 용량 경쟁을 넘어,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단계로 들어가고 있다는 뜻입니다.
개인 투자자가 기억해둘 세 가지 포인트
첫째, 용어부터 익혀 두는 게 방어력입니다. DRAM·NAND·HBM·DDR5·CXL·PIM 정도만 정확히 이해해도, 뉴스 헤드라인이 훨씬 잘 읽히고, 과장된 말과 현실적인 분석을 가려보는 눈이 생깁니다.
둘째, 사이클은 항상 존재하지만, 수요 구조가 바뀌면 길이가 달라진다는 점을 기억해야 해요. 2016~2018년에는 서버 수요가, 지금은 AI와 온디바이스, 새로운 인터페이스와 구조 혁신이 핵심 변수입니다. “이번에도 2년이면 끝난다” 식의 단순 비교보다는, 어디서 새로운 수요가 나오고 있는지를 계속 체크하는 게 중요합니다.
셋째, 단기 주가보다 중장기 설비·수요를 같이 보자는 겁니다. 메모리 업체 실적이 좋아졌다고 해서 그 즉시 주가가 반응하는 건 아니고, 이미 반영된 경우도 많아요. 반대로, 업황이 나쁠 때 투자·연구개발을 꾸준히 이어가던 회사가 다음 사이클에서 크게 도약하기도 합니다. 뉴스에 나오는 숫자들 뒤에 있는 설비 투자, 고객사 확보, 기술 로드맵을 같이 보고 판단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메모리 반도체는 더 이상 특정 기업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매일 쓰는 서비스와 기기의 기반이 되는 산업이 됐어요. 개념과 흐름만 잡아두셔도, 앞으로 쏟아질 메모리 관련 뉴스를 훨씬 차분하게 받아들이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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