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경주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요. 신라 유적 보러 가던 그 도시가, 갑자기 미국·중국 정상까지 끌어들이는 초대형 외교 무대가 됐습니다.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경주 전체가 말 그대로 국가 단위 보안 구역처럼 돌변하고 있어요. 교통 통제, 숙소 품절 소식, 경찰 투입 숫자까지 지역 단위가 아니라 국가 행사급이에요. 이번 글에서는 ‘경주 APEC이 뭔데 이렇게까지 하냐’, ‘트럼프는 진짜 오냐’, ‘우리 일상엔 뭐가 바뀌냐’를 순서대로 정리해볼게요.
APEC 일정과 참가국
우선 APEC부터 짚고 가야 해요. APEC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예요. 어렵게 들리지만 핵심은 간단해요. 태평양 주변 21개 경제권이 한 자리에서 무역, 공급망, 경제 협력 문제를 풀어보자는 회의체라고 보면 됩니다. 여기엔 미국, 중국, 일본 같은 G2·G3급 국가는 물론이고 한국, 호주, 캐나다, 멕시코, 베트남, 인도네시아, 러시아, 칠레, 페루 등 태평양을 끼고 있는 주요 경제권들이 들어와 있어요. 이 집단이 사실상 세계 경제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에요.
경주에서 진행되는 공식 일정은 이렇게 이어집니다. APEC 관련 회의 주간은 2025년 10월 27일(월)부터 11월 1일(토)까지 잡혀 있어요. 이 사이에 실무·장관급 조율과 기업인 회의, 그리고 마지막에 정상들이 모이는 비공식 정상회의(정식 명칭은 ‘정상회의’, 흔히 “정상들 한 테이블”이라고 부르는 그 장면)가 붙는 구조예요. 정상회의 클라이맥스는 10월 31일(금)~11월 1일(토) 경주에서 예정돼 있어요. 이 구간이 전 세계 뉴스에 그대로 나갈 구간이라고 보시면 돼요.
| 날짜 | 주요 일정 | 설명 | 
|---|---|---|
| 10월 27~28일 | 최종 고위관리회의 | APEC 전체 의제를 기술·경제 관점에서 마지막으로 다듬는 실무 라운드 | 
| 10월 29~30일 | 외교·통상 장관회의 | 국가별 이해관계(관세, 공급망, 규제 이슈 등)를 장관급에서 조율 | 
| 10월 29~31일 | CEO 서밋 | 글로벌 기업 총수·투자자들이 모여 에너지, AI, 반도체 같은 돈 되는 의제를 직접 논의 | 
| 10월 31일~11월 1일 | 정상회의 | 미국, 중국 등 정상급 인사들이 같은 공간에 앉는 최종 무대 | 
특히 이번에는 정상급 인사가 전원 다 오는 게 아니라, 정상 또는 그에 준하는 대표단(부통령, 총리 등 포함) 형태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어요. 알려진 바에 따르면 21개 회원 전체가 다 ‘정상 본인’이 오는 건 아니고, 약 16개국은 정상급 인사가 직접 온다는 얘기가 돌고 있어요. 이 말은 곧 “어느 나라가 누구 급으로 오느냐” 자체가 외교 신호가 된다는 뜻이죠. 누가 직접 오느냐만 봐도 향후 경제·외교 비중을 가늠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
왜 경주인가, 그리고 경주는 지금 어떤 상황인가
사람들이 제일 먼저 묻는 게 이거예요. “서울이나 부산도 있는데 왜 경주야?” 표면적으로는 두 가지가 같이 갑니다. 첫째, 경주는 ‘신라 천년 고도’라는 스토리텔링 자원이 있어요. 즉, 한국이 가진 역사·문화 이미지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 도시라는 거예요. 둘째, 경주 보문단지·엑스포공원 일대처럼 대규모 숙박·회의·경호 동선을 비교적 한 구역에 묶어 관리할 수 있는 하드웨어가 이미 깔려 있어요. 이 조합 덕분에 경주가 단순 관광지가 아니라 “국제 행사를 통째로 수용 가능한 도시”로 포지셔닝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실제로 경주 현장은 이미 ‘국가행사 모드’에 들어갔어요. 정상회의 주간 동안 하루 최대 약 1만8천 명 수준의 경찰 병력이 투입될 거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경비가 올라가 있고,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주요 도로에는 펜스, 검문, 우회 동선이 깔리기 시작했어요. 보문단지와 엑스포공원 쪽은 사실상 준(準)통제 구역처럼 돌아간다고 보면 됩니다. 경주시는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1월 1일(토)까지 ‘24시간 현장 대응체제’로 돌입한다고 밝힌 상태라, 그 기간엔 평소처럼 편하게 드나들기는 어렵다고 보는 게 현실적이에요.
숙박도 큰 변수예요. 이번 APEC 주간엔 정상단, 경제사절단, 해외 기자단까지 몰리면서 수천~수만 단위의 객실이 필요해요. 실제로 경주만으로는 감당이 어려우니까 포항 등 인근 도시 숙소까지 묶어서 객실 약 9천 개 이상을 확보하고, 심지어 대형 크루즈선까지 인근 항만에 대기시켜 객실처럼 쓰는 방안이 돌고 있어요. 당연히 지역에서는 “호텔 예약이 안 잡힌다”, “요금 급등 아니냐” 같은 우려가 바로 나왔고, 그래서 지자체와 정부가 바가지 단속까지 언급한 상황이에요.
트럼프, 시진핑, 그리고 한미·미중·한중 회담
솔직히 이번 경주 APEC을 뜨겁게 만든 건 의제보다 ‘사람’이에요. 바로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그리고 한국의 이재명 대통령이 같은 시점에 한국 땅에 모인다는 점이에요. 여기에 일본은 새 총리 다카이치 사나에가 첫 국제 다자 무대 중 하나로 한국행이 잡혀 있어요. 이 조합은 그냥 외교 사진 한 장으로 끝나지 않아요. 통상, 관세, 기술 규제, 반도체 공급망, 희토류, 심지어 동북아 안보까지 다 깔린 판이에요.
트럼프 대통령의 동선이 특히 관심을 끌고 있어요. 알려진 흐름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일본 등을 들른 뒤 한국에 들어오는 아시아 순방 일정을 잡고 있어요. 그런데 관측은 이렇게 갈려요. 첫째, “APEC 정식 본회의(10월 31일~11월 1일)에 풀로 앉아 있지는 않을 수도 있다.” 둘째, “대신 10월 29일(수) 또는 30일(목) 전후로 한국에 들러 핵심 양자회담(1:1 정상회담)을 소화할 거다.” 그래서 나온 말이 “트럼프는 한국을 1박 2일로 묶느냐, 아니면 거의 번개처럼 찍고 가느냐”예요. 즉 트럼프의 체류 시간이 ‘몇 시간 차이’만 나도 한반도 외교 뉴스의 톤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는 거예요.
지금까지 알려진 양자 정상회담 일정 구상은 아래처럼 정리돼요. 이건 ‘누가 누구를 먼저 만나 어느 순서로 요구를 던지느냐’를 읽는 데 정말 중요해요. 예를 들어 미국-한국 회담에서 통상/관세 문제가 먼저 꺼내지면, 다음날 미국-중국 만남에서 그 카드가 다시 테이블에 올라갈 수밖에 없거든요. 그리고 마지막에 한국-중국 회담이 이어지면, 중국과 한국 사이 현안(수출, 안보, 관광 제한 등)에서 한국이 활용할 수 있는 지렛대가 조금이라도 생길 수 있어요.
| 날짜 | 예정된 양자 회담 | 핵심 관심사 | 
|---|---|---|
| 10월 29일(수) | 한미 정상회담 (이재명-트럼프) | 관세·수출 문제, 동맹 이슈. “미국 시장 문 열어줄 거냐”는 질문이 직접적으로 나올 자리 | 
| 10월 30일(목) | 미중 정상회담 (트럼프-시진핑) | 관세 전쟁 완화 신호 가능성, 희토류·반도체 등 전략 산업 줄다리기 | 
| 11월 1일(토) | 한중 정상회담 (이재명-시진핑) | 경제 보복 완화, 관광/투자 정상화 문제, 지역 안보 관리 | 
| (조율 중) | 한일 정상회담 (이재명-다카이치 사나에) | 수출 규제·경제안보 협력, 새 일본 총리의 첫 대면 메시지 | 
관전 포인트는 미중 정상회담이에요. 이번 만남이 한국 땅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상징성이 어마어마해요. 어떤 시나리오까지 거론되냐면, 두 정상이 경주 본회의장보다 접근성이 좋은 별도 공간(예: 공항 귀빈실 같은 극도로 통제 가능한 장소)에서 약식으로 먼저 만나 큰 줄기를 합의하고, 이후 확대한 형태로 다시 마주 앉는 방식이에요. 짧아 보여도 이 한 장면은 곧바로 “미중 관계가 싸우냐, 숨 고르냐”의 신호로 번역돼서 전 세계 증시와 원자재 시장에 반영될 수 있어요.
우리 일상에 뭘 바꾸나
일단 경주와 가까운 지역은 바로 체감해요. 도로 통제가 늘고, 검문 구간이 생기고, 숙박비가 들썩이고, 지역 상권은 “이번 주가 연중 최대 특수다” 모드로 이미 들어갔어요. 관광지 주변은 사실상 ‘국제행사 구역’이 되기 때문에 평소처럼 자유롭게 돌아다니기는 어려울 수 있어요. 현지에서는 “APEC이 끝날 때까지는 그냥 조용히 지내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긴장 상태예요.
근데 이건 단순히 교통 불편 문제가 아니에요. 이번 APEC은 돈 얘기가 아주 노골적으로 오가는 회의예요. CEO 서밋에는 글로벌 빅테크와 세계 자동차·에너지 회사 총수, 그리고 한국에서도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인공지능, 인프라 분야 대표급 인물들이 모일 예정이에요. 엔비디아, 하이엔드 반도체, 전력 인프라, 희토류, 원전 소형화 같은 키워드들이 여기서 정면으로 다뤄질 거라는 전망이 이미 나와 있죠. 쉽게 말해 “앞으로 돈이 어디로 흐를지”에 대한 힌트가 이틀 사이에 쏟아질 수 있다는 뜻이에요.
정상회담 쪽도 마찬가지예요. 한미 회담에서 우리 쪽 제조업 수출(관세 문제 포함)이 어떻게 거론되느냐, 미중 회담에서 관세와 기술 규제 수위가 어디까지 낮아지느냐, 한중 회담에서 중국과의 경제·관광 채널이 어느 정도 다시 풀리느냐, 이런 것들이 곧바로 기업 실적과 시장 심리에 반영돼요. 이건 뉴스 헤드라인용 외교 이벤트가 아니라, 수출기업 사장님과 주식 투자자들한테는 거의 환율만큼 중요한 이슈예요. 그래서 이번 경주 APEC은 “한국이 단순 개최지가 아니라 외교-경제 전국구 플레이어로 올라서느냐”를 가르는 시험대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어요.
한 줄로 정리하면 이거예요. 경주는 지금 관광 도시가 아니라 전 세계 경제·안보 이해관계가 꼬여 있는 조정 테이블이에요. 우리가 매일 뉴스에서 보던 ‘관세 전쟁’, ‘반도체 패권’, ‘희토류 공급 막아버린다’ 같은 말들이 바로 눈앞 거리에서 오프라인으로 던져질 순간이 다가왔어요. 그리고 그 장면을 만드는 핵심 무대가 바로 이번 주부터 본격 가동되는 경주 APEC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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